공주여행을 혼자, 당일치기로 떠나는 이유
서울에서 버스로 1시간 반 정도 달려 도착하는 공주는, 생각보다 ‘여유’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도시다.
공주여행은 KTX처럼 복잡한 환승도 없고, 버스터미널에서 바로 이어지는 도심의 크기도 부담스럽지 않다. 서울근교여행 중에서도 가장 ‘쉬운 거리의 탈출’이라는 말이 딱 맞는다.
서울에서 프리미엄 버스도 편도 2만원 이하라서 부담없는 금액의 이동 거리.
저는 이번 당일치기 여행을 ‘혼자, 그리고 최소한의 계획’이라는 콘셉트로 진행하며, 일반적인 관광객의 동선을 벗어난 세 가지 고유한 가치를 발견했다.
혼밥 여행자에게 최적화된 선택지: 국내 김피탕의 원조, 양대산맥이 있다.
의도치 않게 발견한 공주성 숨겨진 뒷길: 관광 명소를 뜻밖의 트래킹 코스로 즐긴 고유 경험.
깊이 있는 힐링을 위한 문화 공간: 흔한 카페 대신, 큐레이션이 돋보이는 독립서점에서 나를 위한 책을 발견하는 여정.
혼밥 여행자를 위한 김피탕 선택 – 북경탕수육
공주여행 도착하자마자 찾은 첫 목적지는 북경탕수육.
김피탕의 양대 산맥인 ‘김탕피탕’과 북경탕수육 중에서 제가 북경탕수육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하다. 김피탕으로 유명한 두 곳 중, ‘혼자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있다는 이유 하나로 이곳을 선택했다.
| 비교 항목 | 북경탕수육 | 김탕피탕 |
|---|---|---|
| 혼밥 가능 여부 | O (싱글 메뉴 있음) | X (2인 이상 주문 필수) |
| 예약 방식 | 워크인만 가능 | 테이블링 가능 |
| 대기 시간 | 주말 12시 기준 약 20분 | 1시간 이상 소요 |
로컬 방식 그대로, 번호표를 주시고 차례대로 불러주시는데, 배달도 가능한 곳이라서 주변 호텔에 묵는 사람들이라면 그냥 배달시켜도 될 것 같다.
아, 다른 불편한 점이 하나 더 있다면 좌식인데다 테이블 간격이 매우 좁으므로 어른들 모시고 오기에는 쉽지 않다고 생각된다.
물론 싱글 메뉴임에도 양이 혼자 먹기에 많다고 느꼈지만, 가격 대비 만족도가 매우 높았으며 지금도 생각날 정도로 특별한 맛이었다.
공주당일치기 여행을 혼자 떠난다면, 혼자 먹을 수 있는 맛집을 쉽게 찾을 수 없다. 공주에서는 흔한 칼국수도 다 2인분 이상이다. 싱글 메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인 곳.
공주성 트래킹 코스 – 의도치 않은 후문 진입기
배를 채운 후, 공주성까지 도보 이동을 선택했다. 북경탕수육에서 공주성까지는 도보로 약 40분 정도 잡아야 하는 위치였다.
날씨가 좋다면 커피 한 잔을 들고 이동하기에 괜찮다고 생각했다.
로컬 커피: 아저씨 커피의 온기
공주성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발견한 ‘아저씨 커피’는 냉정하게 커피 맛만 보자면 특별하진 않았지만, 인상 좋으신 사장님의 너털웃음과 커피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공간의 온기만으로도 방문할 가치가 충분했다.
잠시 테이크아웃을 위해 기다리는 동안 느껴진 그 여유로운 분위기가 당일치기 여행의 피로를 잊게 해준 곳.
의도치 않은 산행 코스: 공주성 뒷길
공주성 진입 시 구글 지도에 의존하여 걸어갔는데, 지도는 매표소가 없는 뒷산 같은 골목, 즉 후문으로 이끌었다. 운동화 대신 크록스를 신고 있었던 나에게는 갑작스러운 산행 수준의 코스였다.
조언 (경로 난이도): 이 후문 진입 코스는 가파른 경사가 있어 진정한 의미의 ‘숨겨진 트래킹 코스’를 찾는 분들에게는 추천할 만 하지만 편안한 관광을 원한다면, 반드시 매표소가 있는 정문 코스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
관람 팁: 성곽 길을 따라 걷는 길은 역사의 흔적을 느끼기에 충분했고, 우연히 옛날 갑옷 행진를 보게 된 것도 작은 재미였다.
공주성 앞은 부자떡집, 베이커리밤마을 등 유명한 디저트/기념품 상점이 모여 있어 꽤 번화한 관광지 분위기였다.
공주여행의 쉼표 – 독립서점 ‘책방잇다’
공주성 앞 번화한 소란을 피해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독립서점 ‘책방잇다’였다. 사실 평소 책을 가까이하지 않는 저에게 독립서점은 생소한 공간이었지만, 공주에서 얻고자 했던 ‘여유’와 ‘새로움’의 키워드에 가장 잘 맞는 곳이었다.
일반 서점이 수많은 선택지를 던져 고르기를 포기하게 만든다면, 독립서점은 ‘나의 니즈’에 맞게 한 주제당 5~6권의 책을 정성껏 큐레이션하고 사장님이 손 글씨로 직접 적은 한 줄 소개를 통해 선택을 훨씬 수월하게 만들어준다.
여행지에서 읽을 도서를 고르는 기준은,
두께: 공주의 카페에서 그 자리에서 모두 읽을 수 있는 얇은 책.
주제: 무겁지 않고, 라디오를 듣듯 흘려들을 수 있는 일상적인 주제.
방식: 나에게 훈수하거나 공감을 강요하지 않고, 작가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들을 수 있는 책.
나는 에세이 ‘흘러간 시간에 기대어'(오수영 작가)를 선택했다.
(방문 전 ‘단편선’이라는 유명 소품샵에 들렀으나, ISTJ인 효율성을 중시하는 개인적인 성향상 결국 아무것도 구매하지 않았다. 소품샵은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니 취향은 아래 사진으로 참고)
여유로운 ‘밤’ 카페 – 쉐마롱
책방잇다에서 산 책을 들고 향한 곳은 카페 쉐마롱.
2층 테라스 쪽 좌석은 공주 시내의 조용한 공기를 온전히 느낄 수 있었고, 도로 소음 방해 없이 독서에 집중하기 좋았다.
공주 특산물인 ‘밤’을 활용한 아인슈페너는 꽤나 맛있었고, 비스킷과 함께 맛볼 수 있도록 밤 잼 시식이 제공되었는데 꽤 기념품으로 다룰 만큼 맛있었다.
무엇보다 직원분의 세심한 서비스가 기억에 남는다.
이곳에서 구매한 책을 끝까지 집중도 있게 읽을 수 있었고, 작가 오수영의 이름과 필력을 기억하게 되었다.
당일치기 공주여행의 핵심 정보
공주당일치기 여행을 마치고 느낀 건,
꼭 멀리 가야만 리프레시되는 건 아니다라는 사실이었다.
서울에서 버스 한 번이면 닿는 거리지만, 체감상은 완전히 다른 도시였다.
당일치기 공주여행의 느낀점
만약 여러분이 춘천이나 강릉처럼 관광지로서의 뚜렷한 의미나 색다름을 원한다면 공주는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복잡함에서 벗어나, 자연과 유적지 속에서 ‘여유’라는 키워드와 함께 가까운 거리에서 충전을 원한다면 적정한 여행
교통 팁
공주역보다 공주터미널로 이동하는게 훨씬 편리하다. 공주역은 역에서 시내까지 오는 교통편이 한시간에 하나 있을 정도로 마땅하지 않고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서울에서 왕복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 소요
공주여행은 화려하지 않지만, ‘여유’라는 감정을 채우기엔 충분했다.
서울근교여행 중에서도, 혼자 떠나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도시로 기억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