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하려나 했는데 5월 초 기준으로, 반팔로만 다녀왔다. 겉옷은 챙겼으나 입을 일이 없었다.
3. 현금, 여권
입장료 & 택시 딜을 치기 위한 현금이다. 국립공원 입장료는 인당 500텡게로 현금으로 지불하고 택시 기사 제외하고 등반객에 대한 입장료만 지불하면 된다.
택시를 타고 간다면, 택시 기사와 딜을 쳐서 빅알마티에서 시내로 갈 수 있도록 미리 데리러 와달라고 해야한다. 빅알마티 검문소에서는 인터넷이 전혀 안터지기에 시간에 맞춰서 만나는 수밖에 없음
택시비는 현금으로 쳐서 보통 편도 8000~13000텡게 정도인데 얀덱스고 택시 편도가 얼마 나오는지 보고 딜 치면 된다.
여권은 검문소에서 만약 검사하는 경우 필요하다. 우리는 따로 검문소에서 검사하지는 않았다.
빅알마티호수 검문소까지 가기
도보든 차량을 이용하든, 일단 빅알마티호수로 가는 입구까지는 가야한다.
빅알마티호수를 가기 위해서는 시내에서 택시를 타거나 버스를 타고 갈 수 있는데, 버스의 경우 visiter center까지만 가게 되고 검문소까지 또 50분을 걸어야하므로 체력 보존을 위해서는 택시 타는 것을 추천한다.
얀덱스고 택시를 부를때에는 아래 주소를 치고 요청하면 된다.
가는 길에 보이는 대통령 공원!
알마티 시내 관광명소 중에 하나인데 굳이 찾아갈 필요 없이 이렇게 눈으로 본 것으로만 만족
택시를 타는 동안, 미리 구글 번역기로 러시아어/카자흐어로 우리를 몇시에 검문소까지 데려와줄 수 있냐는 것을 캡쳐해둔다.
빅알마티 검문소부터는 데이터가 일절 터지지 않기에 불안한데 웬만하면 알고 데리러 와주신다. (하기사 왕복 6만원 돈잉게..)
시간은 왕복 6시간 정도로 잡고 요청하면 된다. 은근히 30분 기다리는것도 하산한 체력으로는 매우 빡세므로 너무 넉넉히 잡을 필요는 없다. 우리는 한시간 쉬고 내려왔을때 6시간이면 충분한 시간이었다.
국립공원 입장료를 내는 곳에서는 창문을 쓱 내려서 바로 지불하면 된다. 검문소처럼 빡세지 않고 웃으면서 받아주심
가끔 택시기사 돈까지 내라고 했다는 분들도 있는데, 그냥 택시기사라고 이야기하고 등반객 돈만 내면 된다.
우리는 운이 안좋아서 visit center까지 밖에 못들어간다고 해서 요즘에 바뀌었나? 했는데 택시 기사가 몰랐던 것 같음;
일단 안된다고 해서 내려서 갔는데 우리 옆으로 차가 쌩쌩 지나가드라 ㅎ
일단 visit center에서 내려서 검문소까지 걷는데, 그냥 ‘걷지뭐~’하는 수준이 아니라 50분을 걸어야하는 수준인거임….
빅알마티 하산하고 이 50분을 더 걸을 수는 없을 것 같아서, 안터지는 데이터 운좋게 잡아서, 택시기사한테 Whatsapp으로 검문소까지 올 수 있다고, 올때는 여기까지는 와달라고 whatsapp으로 지도까지 보내서 요청했다. (아니었으면 어쨌을까 굉장히 아찔함)
검문소에서 많은 등반객들이 오전 8시에도 빅알마티 등반을 위해 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래와 같은 표지판을 보면, 파이프길과 일반 차도가 갈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파이프길이란, 쉽게 말해서 빅알마티호수 정상까지 가는 직선의 지름길! 지름길인 만큼 매우 험난한 난이도를 자랑한다. 평소에 유산소를 좀 한 사람들에게만 추천함
일반 차도길은 차가 다니는 길이라 원만하지만 둘러가는 길이라서 파이프길보다 1~2시간 정도 더 소요된다. (하지만 경사 12%이므로 역시 편한 길은 아님.)
빅알마티호수 등반! 파이프길 코스
나는 파이프길로 갈 생각없이 슬슬 올라가려고 했는데.. 저 표지판을 제대로 안읽고 등산객들 뒤따라 갔더니 파이프길이 나와버림..(?)
생각치 못한 체력장을 하게되었음..
평소 일주일에 5일 인클라인14% 경사로 유산소를 하는 나에게는 충분히 할 만한 수준이었는데 일행은 중간에 토할뻔함..ㅋㅋㅋㅋ
그도 그럴만한 것이.. 저 경사 보이나요?
저 미친 각도의 파이프길을 1시간 반 정도는 올라가야, 평평한 차도로 갈아탈 수 있는 구간이 나오기 때문에 잘 생각해야함
심지어 중간에 쉴만한 곳도 없고 길은 하나라서, 내가 멈추는 순간 뒤에 있는 사람들이 밀리기 때문에 그냥 계속 가야함
왼쪽 사진에 있는 계단이 있으면 양반임… 오른쪽에 있는 사진처럼 나중에는 계단도 없고 쇠줄같은 걸로 의존해서 올라가야한다.
그마저도 쇠줄은 누군가 (?) 만들어놓은 것이라 고정이 안되어있기에 쉽게 잡아당겼다간 뒤로 넘어갈 수 있음 ㅋㅋ
나의 하체와 지구력으로 버텨야하는 구간이다.
저 구간을 지나면, 그나마 쉴 수 있는 공간 또는 차도로 넘어갈 수 있는 구간이 나오는데 사람들은 이에도 모잘라서 파이프길 위로 따라 걷는다.
이건 진짜 무서워서 차마 못하겠는데, 여기에서 등산하면서 만난 분이 40대 카자흐스탄 사람인데 일주일에 한번씩 여기 온다고 해서, 중앙아시아인의 체력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토하려는 일행 붙잡고 어떻게든 평지로 와서 걸어오니까 훨씬 수월하긴 하다. 만약 체력에 자신이 없으면 파이프길이랑 시간은 쿨하게 포기하고 슬슬 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나는 조삼모사라고 생각함)
내려오는 길을 파이프길로 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보인다. 파이프길은 올라갈때만 선택하는 것을 추천!
쨋든 경치 하나는 죽여줌… 그냥 올라가다 힘들지만 풍경을 보면 비현실적인 풍경이라 계속 정신을 차리게 된다.
언제쯤 도착할까 싶으면, 위처럼 접경지대에 대한 경고장이 보이는 곳을 보면 20분 남짓 남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여기에서 들어오지 말라고 표지판에 큼지막하게 써놓았는데, 이걸 무시하고 왼쪽으로 그대로 쭉 들어가게 되면 험한 꼴을 당할 수 있으니 꼭 오른쪽으로 제대로된 길을 따라 가야한다.
저 왼쪽 구간을 잘못 들이면 바로 확성기로 엄청 뭐라고 소리치면서 나가라고 하는 것을 들었다.
와중에 평지도 경사 12%.. 씹도른자 진짜…. 하지만 절대 목에 피날 정도라거나, 중간에 중도 포기하고 내려가야한다거나 죽음을 맛볼 정도는 아니다.
험난한 길을 걷고 얻는 보상이 너무 크기 때문.
빅알마티호수 정상
솔직히 이미 카인디호수,콜사이호수를 본 상태에서 더 예쁜 호수가 있을까 싶어서 내가 감흥이 없을까봐 그게 무서웠는데, 실제로 눈 앞에 펼쳐진 엄청 크고 아름다운 호수를 보는 순간 느껴지는 감동이 엄청나다.
5월 초에는 얼음도 녹아서 옥색의 예쁜 호수였고 옆에 만년설이 같이 있는 것도 신기하고, CG같은 풍경이 너무 멋있었다.
빅알마티호수 정상에 도착한 사람들은 많지 않기에 정말 여유롭게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는데, 이미 도착한 사람들이 돗자리를 피고 앉아있거나 가만히 풍경을 즐기고 있었다.
나도 여기에서 식사빵을 하나 다 먹었다.
빅알마티호수 등반은 알마티에 오는 사람들에게는 무조건 꼭 하라고 추천하고 싶고, 원데이 투어로 여러 지역을 가는 것보다 여기를 온 것이 더욱 기억에 남는다.
사실 빅알마티호수에 오기 전에 고민을 많이 했던 것이, ‘그 정도는 아니에요.’라는 반응이 많아서인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아마도 예쁜 호수를 볼 수 있는 시기를 잘 맞춰서 와야하는게 중요한 것 같다. (즉 5월초 추천!)
4월말까지만해도 얼음이 녹지 않아서 언 호수만 보고갈 수 있다고 한다. 우린 5월초인데도 햇빛에 화상을 입을 정도였고, 오전 7시에도 우리나라 2시같은 직사광선을 쬘 정도라서 7-8월에 이곳을 오른다고 하면 너무 힘들 것 같긴 하다.
한시간정도 시간을 보내다가 하산을 하는데, 하산을 누가 내려가는 거라고 했냐… 그냥 산을 둘러서 가는 등산인것을…
파이프길로 올라온 것을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던게 이렇게 엄청 크게 구불구불 지어서 갈 것이라고는 예상을 못했다.
진짜 다시 또 12% 고도로 등산하면서 하산하는 현실이 너무나 웃겼고; 아래 사진이 왜 하산하다가 찍은 사진인거죠? 너무나 정상에서 찍은 사진인데요..
하산을 하고 어떻게 시간을 맞춰서 20분정도 이르게 도착해서 택시를 찾았는데, 데이터는 안터지는데 차는 엄청 많아서 당황했다.
우리는 여기에서 30분을 더 기다려야했고, 결국 택시가 우리를 뺑끼쳤나보다 생각하고 터덜터덜 visit center로 가는 길에 우리와 마주쳤다. 알고보니 택시기사가 우리가 검문소까지 와달라는거 까먹고 visit center에서 기다리다가, 나중에 생각나서 이리로 왔다는 것…
마지막에 그 1%남은 체력으로 택시에 탔을때.. 그 감정은 진짜 이루 말할 수 없다..ㅋㅋㅋㅋ
분명 유럽에서 보는 자연과 다른 맛으로 이국적인 자연을 맛볼 수 있는 빅알마티호수
이곳에서 이런 자연을 보았기에 알마티에서 할 것 없다고 생각하던것이 싹 사라졌고 너무 뜻깊고 고생한 만큼 기억에 남았던 여행이 되었다.
만약 빅알마티호수를 고민하고 있다면 꼭 꼭 올라가서 눈으로 자연을 맛보고 그 보람찬 감정도 경험해보길! 정신적으로 힘든게 아닌 체력적으로 힘들어보고 보람을 느끼는 경험은 오랜만이라 리프레시도 되었던 것 같다.